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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아닌 첫사랑

 

 

늦은 아침, 원우는 침대에서 찌뿌둥한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침대 앞 거울을 보니 꼴이 말이 아니었다. 이쪽저쪽으로 뻗혀 까치집이 된 머리에 침을 흘렸는지 입 주변에 묻어있는 흰 색의 침 자국, 퉁퉁 부은 눈에 끼어있는 눈곱까지. 누구든지 보면 비명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어우, 머리 감아야지. 원우는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배를 긁적이며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 서서 상체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굳어있는 허리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수도꼭지를 위로 올려 따뜻한 물이 나오기를 기다린 원우는 하품을 쉬며 여전히 제대로 떠지지 않는 눈을 껌뻑이면서 데워지고 있는 물에 손을 살짝 넣었다가 빼었다. 으음, 다 됐네. 원우는 살짝 허리와 고개를 숙여 머리를 이곳저곳 다 적시고는 세면대 옆에 있던 샴푸를 찌익, 한 번 짠 다음에 머리에 골고루 비볐다. 조금씩 올라오는 거품에 좋아진 기분에 흥얼거리다가, 이쯤이면 되었다 싶어서 다시 물로 머리를 헹궜다. 덕분에 세수도 되고 얼마나 좋게. 원우는 생각보다 날뛰는 기분에 흥얼거림을 멈추기 힘들었다.

 

 

원우는 상쾌한 기분으로 여전히 흥얼거리며 수건으로 머리를 탁탁 털었다. 수건을 젖은 머리카락 위에 올려두고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역시나, 오늘도 냉장고는 비어있었다. 또 편의점 가야겠네. 원우는 짧은 한숨을 쉬며 냉장고 문을 쾅, 하고 닫고는 의자에 걸쳐있던 패딩과 테이블에 놓여 있는 지갑을 집어 들었다. 원우는 패딩 지퍼를 턱 끝까지 끌어올려 모자를 눌러쓴 후, 다른 한 손에 들려있던 지갑을 주머니에 넣어 대충 슬리퍼 질질 끌고 밖으로 나갔다. 원우의 집 앞에 바로 위치한 편의점은 원우가 꽤나 발걸음을 자주했다. 딸랑, 하는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어서 오세요, 라는 굵은 목소리의 직원의 말이 들렸다. 원우는 몇 걸음 내딛어 도시락 코너로 이동해 눈으로 찬찬히 살폈다. 고기 찬반 도시락, 치킨 도시락, 6찬 도시락 등등 여러 도시락이 원우의 눈에 들어왔고 4천 2백 원의 6찬 도시락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잠시 라면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 역시 아침에는 자제하자 싶어 원우는 도시락만 손에 들고 계산대 앞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아, 콘돔도 살까. 다 떨어졌는데. 원우는 남자와 갖는 잠자리에 콘돔은 필수지, 하는 성격이라 고민도 없이 콘돔 여러 개를 집어 들었다. 그렇게 원우는 도시락과 콘돔을 계산대 앞에 올려놨다. 당황하겠네. 원우는 속으로 킥킥, 웃으며 계산을 도와주던 직원을 쳐다보았다.

 

 

 

“…되게 밤에 열일하시나 봐요.”

 

 

 

나지막이 귓가를 울려오는 낮은 목소리는 원우에게 한 대 맞은 기분을 주었다. 미친, 존나 취향. 꽤나 진한 쌍꺼풀에 살짝 그을린 느낌의 구릿빛 피부, 그리고 자신보다 5센티 정도 커 보이는 키. 그리고 무엇보다 잘생겼다. 원우는 멍해진 얼굴로 직원을 쳐다보았다. 손님, 총 4만4천 2백 원입니다. 손님?

 

 

 

“…님, 손님!”

“느에?”

“총 4만 4천 2백 원 나오셨어요.”

“아, 네.”

 

 

 

원우는 그 직원의 시선을 잠시 피해 허둥지둥 지갑에서 카드를 빼내어 주었다. 그 직원은 네에, 감사합니다, 라는 형식적인 말을 내뱉고 원우의 카드를 체크기에 꽂았다가 계산이 완료되자 카드를 원우에게 건네주었다. 원우는 카드를 지갑에 도로 꽂고 직원이 내어준 도시락과 여러 콘돔이 담긴 봉투를 받았다. 그리고 원우는 충동적으로 입을 열었다.

 

 

 

“이름이 뭐에요?”

 

 

 

 

 

 

*

 

 

 

 

 

원우는 커다란 봉투를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침대 위에서 베개로 머리를 감싸고 뒹굴뒹굴 굴렸다. 시발, 미쳤냐. 전원우 그걸 물어보냐고. 아무리 네 취향이라고 그렇지. 게이 바에서 하던 버릇을 여기서 방출하면 어쩌냐고! 절규의 목소리를 몇 번이나 내뱉으면서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엄청난 후회를 방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원우의 입가에 미소가 남긴 까닭은 이러했다.

 

 

 

 

“네?”

“헉. 아뇨. 무시하셔도 되,”

“김민규에요.”

“에?”

“제 이름이요. 그 쪽은요?”

 

 

 

아, 전원우요, 전원우. 아, 라고 멍청하게 내뱉은 건 무시하고 저 대사를 원우는 몇 번이나 되뇌며 주체할 줄 모르며 빨갛게 익는 얼굴은 마치 홍당무 같았다. 김민규래. 이름도 어떻게 그리 잘생겼지. 원우는 불타오르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민규의 이름을 반복해서 불렀다. 김민규. 김민규. 게이 바에서 아무리 만난 잘생긴 남자여도 이렇게 두근거리는 건 처음이라 원우 자신도 어색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사춘기 소녀마냥 기뻐하고 있으니 어색하지 않아 하는 게 더 이상했다. 당황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자신에게 웃어 보이는 민규를 계속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부끄러워지는 건 원우였다. 왜 그랬지, 싶으면서도 하길 잘했어, 라는 생각이 원우의 머릿속에서 짧은 간격으로 스쳐 지나갔다.

 

 

 

원우는 일단 모르겠다며 테이블 위에 있는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대충 끼니를 때웠다. 아, 뭐하지. 원우는 소파에 멍하니 앉아 티비 전원을 켜 채널을 의미 없이 계속해서 돌렸다. 자세히 보려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거슴츠레 떠 보아도 다 흥미 없는 것들이었다. 결국엔 티비를 끄고 소파에 털썩, 하고 드러누워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를 따라 발을 까딱까딱 거렸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생각난 편의점 알바 존잘남. 이름 김민규.

 

 

원우는 평소 느릿느릿 행동하는 것과 달리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 급히 소파 팔 받침대에 놓여 있던 폰을 집어 들어 SNS에 들어가 ‘김민규’라는 이름을 검색했다. 그 ‘김민규’라는 이름이 어찌나 많은지 내려도, 내려도 익숙한 얼굴은 보이지도 않고 끝이 없는 낯선 얼굴의 등장에 원우는 바로 폰을 끄고 소파 위에 털썩 내려놓았다. 성 정체성이라도 알아보고 싶은 욕심이 과다했는지 짜증만 날 뿐이었다. 왜 짜증나지, 왜.

 

 

 

 

“시발. 보통이면 니 좆대로 하세요, 할 텐데.”

 

 

 

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멈추질 않은 탓인지 두근거리며 부끄러워지는 기분과는 달리 짜증 게이지만 높게 솟아올라 원우는 한숨만 푸욱, 내쉬었다. 그리고는.

 

 

 

“날이다. 바(bar)나 가자! 이 짜증남을 섹스로 날리는 거야!”

 

 

 

 

 

*

 

 

 

 

벌써 어둑어둑해진 밤, 원우는 무언가의 막힘도 없이 바 안으로 들어갔다. 이젠 늙었다 이건가. 하. 좋다. 이거야. 평소는 그냥 슬랙스에 흰 와이셔츠였다면 오늘은 바르게 입은 원우의 검정빛의 정장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기에 좋았다. 차분하게 내려 눈썹을 가린 앞머리와 옆으로 들어간 가느다란 허리, 길쭉하게 뻗은 다리가 남들에게 꽤나 야하게 느껴졌다. 자연스레 바텐더 앞 테이블에 앉은 원우는 곧바로 뒤로 고개를 돌려 가게 안을 스캔한 후 그다지 좋지 않은 표정으로 평소 마시던 칵테일 하나를 시켰다.

 

 

 

 

“미도리 샤워 한 잔이요.”

“알겠습니다.”

 

 

 

익숙한 목소리. 들어봤어. 잠시만, 하고 고개를 든 원우는 자기 주문에 응답을 한 그 바텐더의 얼굴을 살짝 눈을 치켜 올려다 보았고, 원우는 황당해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편의점에서 보았던 그 얼굴, 자신이 이름까지 물어 봤던, SNS를 뒤져도 나오지 않았던 그 졸라 잘생긴.

 

 

 

 

“원우 씨?”

“…여기서 일했어요?”

“아, 네. 어제부터요.”

 

 

 

원우는 벙쪄있는 얼굴에서 급히 담담한 표정으로 바꾸고 태연하게 칵테일을 만들고 있는 민규를 올려다보았다. 민규는 눈은 마주치지 않은 채로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이며 원우가 주문했던 미도리 샤워를 내어 주었다. 원우는 괜히 떨리는 손으로 컵을 잡아 조금씩 들이켰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조심스레 말을 떼었다.

 

 

 

“미안해요.”

 

 

 

민규는 컵을 닦으며 진심으로 뭐가 미안하냐는 표정을 지으며 원우를 바라보았다. 원우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

 

 

 

“남자가 남자한테 이름 물어보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그죠.”

“……”

“근데 그게 왜요?”

 

 

 

다음으로 들려오는 왜냐는 물음에 원우는 팍 고개를 들어 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민규는 깨끗하게 닦인 컵을 옆에 내려놓으면서 여전히 밝은 미소를 띤 채로 응? 하고 되물어 왔다. 원우는 할 말을 잃었는지 살짝 고개를 내려 초점을 잃은 눈빛으로 허공을 쳐다봤다.

 

 

 

“싫어할까봐 그랬어요?”

 

 

 

원우는 민규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다. 같은 남자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관심 있다는 표현으로 이름을 물어오면, 보통은 자신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볼 게 뻔했으니까. 더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성소수자가 요즘 시대에 많이 인정받는다고 해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원우에 민규는 다른 컵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저는 말하자면 그다지요.”

“…….”

“관심 있다고 물어오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

“그리고.”

 

 

 

민규가 말하다가 유리컵을 정리하며 잠시 텀을 두었다. 그리고 원우의 눈에 시선을 두며 잠시 내려져 있던 입꼬리를 다시 힘껏 올리며 말했다.

 

 

 

 

“내가 남자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민규의 말에 잃었던 초점은 맞춰지고 민규가 닦고 있던 컵에 시선을 맞춘 원우였다. 남자를, 좋아한다. 내겐 익숙한 감정이라며, 울컥하는 기분을 추슬러 보려고 해도 어쩐지 눈물이 고이는 탓에 원우는 유리컵을 잡고 있는 손으로 거칠게 눈 주변을 닦았다. 그리고 순간 머릿속을 찔러 온 하나의 의문점에 원우는 다시 유리잔을 들어 마시며 물었다.

 

 

 

“근데 있잖아요.”

“네.”

“내 질문에 응한 건.”

“…….”

“어떤 이유였어요?”

 

 

 

민규는 오히려 그러한 원우의 질문에 되물었다.

 

 

 

“왜일 거 같아요?”

 

 

 

 

*

 

 

 

 

 

 

“잠, 잠시만요. 민규 씨.”

 

 

 

 

문이 쾅 닫히고 그대로 원우의 얇실한 등이 격한 소리를 내며 현관문에 부딪혔다. 그리고 방심한 틈을 타 고개를 꺾어 자신의 입술을 삼켜오는 민규에 몸이 풀린 원우는 민규의 목에 팔을 둘렀다. 도수가 낮은 칵테일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입 안에서 알싸하게 풍겨오는 알코올은 원우를 흥분시키기에 알맞았다. 원우는 꽤나 세게 입맞춤을 해오는 민규에 당황했는지 눈을 질끈 감고 능숙하게 받아내었다. 잠시 실눈을 뜬 민규는 눈을 꽉 감은 원우를 보자 씨익, 입꼬리를 들어 보이며 입술을 떼었다. 갑자기 사라진 물컹한 느낌에 원우는 조금씩 눈을 떴다.

 

 

 

“많이 해봤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 그게.”

“사실은 아니었던 거예요?”

“아뇨, 그게 아니라.”

“응?”

“할 때 키스를 거의 안 해서….”

 

 

 

원우는 붉어진 얼굴을 손등으로 가리며 진득하게 맞춰오는 민규의 시선을 피했다. 민규는 부끄러워하는 원우를 보며 귀엽다고 생각하고는 자신의 커다란 손바닥으로 원우의 얼굴을 돌려 자신의 눈을 바라보게 했다. 그러나 다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원우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우 씨.”

“…….”

“내 눈을 봐요.”

 

 

 

그 말에 어렵사리 민규의 눈에 시선을 가져가는 원우는 짝사랑이 이루어진 사춘기 소년마냥 부끄러워했다. 민규는 빨개진 원우의 눈을 5초 간 맞추다 고개를 꺾어 다정히 입을 맞춰왔다. 맞물린 입술 사이로 혀로 서로의 타액을 묻혔다. 민규는 원우의 얼굴을 잡았던 손을 아래로 옮겨 원우의 자켓을 벗어냈다. 이내 흰 와이셔츠로 가려진 원우의 얇은 몸이 드러났고 민규는 입술을 떼어 급하게 원우의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냈다. 그리고 다 벗겨내지 않은 채로 원우의 허리를 자신의 두 손으로 단단히 잡고, 와이셔츠 사이로 드러난 하얀 피부 위에 붉은 반점을 하나씩 남겼다. 이내 민규는 가슴을 가린 와이셔츠를 치워내고 혀를 굴려 빨갛게 올라온 유두를 약하게 핥았다. 그에 원우는 잡힌 허리를 움찔, 움찔 떨면서 살며시 거머쥔 손등으로 입술을 가리며 자신의 유두를 괴롭히는 민규의 새까만 머리카락을 내려다보았다. 떨리는 손으로 그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다 치아로 깨물어오는 민규에 작은 신음을 내뱉으며 고개가 뒤로 젖혔다. 민규는 손을 아래로 옮겨 원우의 바지버클을 바로 풀어내려 했다. 원우는 당황하며.

 

 

 

“잠시만요. 으, 민규씨.”

“…….”

“이건 침대, 에서 해요.”

 

 

 

민규는 하려던 행동을 멈추고 원우를 번쩍 들어 안았다. 그리고 침실로 보이는 방으로 성큼성큼 들어가 원우를 조심스레 눕혔다.

 

 

 

“콘돔 어디 있어요?”

“…아.”

“오늘 산거요.”

“…테이블 위에요.”

 

 

 

민규는 침실을 나가 테이블에 잔뜩 놓여 있는 콘돔 박스를 하나 집어 그 안에 있는 콘돔을 빼내고는 다시 침실로 들어갔다. 민규는 침대에 긴 다리를 펴고 앉아 콘돔을 이빨로 거칠게 뜯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바지버클을 풀어 살짝 발기된 페니스에 조심히 끼워 넣었다. 원우는 미소를 지으며 씌워진 민규의 페니스를 입에 담았다. 살짝 느껴지는 새 고무의 맛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다가 이내 곧 부풀어 가는 민규의 것에 미간을 풀어 혀로 페니스를 핥았다. 민규는 예상치 못한 원우의 행동에 윽, 하고 굵은 신음을 내며 고개를 뒤로 조금 젖혔다. 이내 부풀어 오른 원우의 앞섬을 본 민규는 잠시 원우를 떼어내고 말했다.

 

 

 

 

“원우 씨, 바지 풀어줄까요?”

“…아, 네.”

 

 

 

원우는 굽혔던 허리를 펴서 잠시 침대에 엉덩이를 붙였다. 민규는 원우의 바지버클을 푸르고 꽤나 헐렁한 바지를 바로 벗겨냈다. 드러난 희멀건 원우의 다리가 민규의 눈에 비춰졌고 민규는 이미 질척해진 원우의 애널에 두꺼운 중지 손가락을 집어넣고 양 옆의 손가락으로 엉덩이를 받혔다. 그리고 천천히 내벽을 긁는 민규의 손짓에 원우는 발가락 끝을 움찔거리며 텀이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바로 세 손가락을 넣어버리는 민규에 프리컴을 조금씩 흘리고 있었다. 넣을 때마다 조금씩 아찔하게 퍼지는 고통에 원우는 움찔거릴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읏, 흐으, 으.”

“너무, 좁아요, 힘 조금만 빼 봐요.”

“그게, 마음, 읏, 대로 안, 흐, 돼요오….”

 

 

 

 

민규는 원우의 액이 잔뜩 묻혀진 손을 빼내고는 꽤나 성이 나 있는 자신의 페니스를 원우의 애널에 천천히 꽂아 넣었다. 원우는 그동안 침대에서 느껴보지 못한 크기에 숨이 막힌 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갑자기 허전한 느낌이 드는 동시에 다시 깊게 찔러오는 민규에 아, 하고 짧고도 높은 톤의 신음을 내질렀다. 그리고 금방 널널해진 원우의 애널에 조금 더 속도를 높였다.

 

 

 

 

“흐, 으, 아! 너, 너무 빨라, 흐, 으으!”

“또, 또 힘, 준다. 윽. 힘 좀 빼, 요.”

“그게, 안된, 읏, 다구요. 흑!”

 

 

 

민규는 자신의 페니스를 꽂아 넣은 채로 원우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자신의 어깨를 잡아오는 원우의 엉덩이를 자신의 손에 다 담고 움직였다. 원우는 엉덩이가 들릴 때마다 전립선을 찔러오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찾아오자.

 

 

 

 

“민규, 씨, 읏, 나, 나, 나올 것, 흐, 같아, 요!”

“…….”

“제, 제발, 흐, 조, 좋아, 윽!”

“난 아직, 아니에요. 원우, 씨.”

 

 

 

 

곧이어 원우의 페니스에서 묽은 흰 액이 흘러나와, 살짝 굽힌 민규의 배 위에 떨어졌다. 살짝 흐느끼며 민규의 어깨를 더 꽉 세게 쥐어 잡았다. 민규는 잠시 피스톤질을 멈춘 채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원우에게 물었다.

 

 

 

 

“원래 이렇게 먼저 가요?”

“…아니요.”

“나라서 그런 거예요?”

“그런, 가 봐요….”

 

 

 

부끄러워하며 대답하는 원우의 갈색빛 머리에 살짝 입 맞추며 다시 원우의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 원우는 흐익, 하는 소리를 내뱉으며 고개를 들어 민규를 쳐다보았다. 민규는 눈물이 고인 원우의 눈을 바라보며 원우의 허리를 움직여 이내 자신도 파정했다. 민규는 움찔하며 자신을 쳐다보는 원우에게 듣기 좋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일도, 편의점 와요.”

“…….”

“알았죠?”

“…….”

 

 

 

*

 

 

 

 

“역시 왔네요.”

“…….”

“허리는 괜찮아요?”

“네에….”

 

 

 

계산대에 똑같은 도시락을 놓으며 원우가 카드를 내보이자 민규는 그런 원우의 손을 잡고 잠시 내려놓았다. 원우는 뭐하나 싶어서 자신을 다정히 바라보고 있는 민규를 쳐다보았다.

 

 

 

“원우 씨.”

“네?”

“우리, 연애할래요?”

“…….”

“아직 서로에 대해 모르지만 차차 알아가요.”

 

 

 

원우는 잠시 멍하게 있더니 자신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민규의 말에 수줍은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해왔다. 민규는 마치 잃어버린 주인 만난 강아지마냥 기뻐하며 계산대 너머의 원우를 힘껏 끌어안았다. 원우는 당황하다가도 그런 민규의 행동에 자신도 입꼬리를 들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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